안개는 잔뜩 끼고, 보슬비는 내리고...  정말 회피하고 싶은 날씨였습니다.
그렇지만 면담 다녀와서 글을 올리겠다고 약속했기에 흔들리지 않았죠.
 예전의 저라면, 회피를 쉽게 했을텐데...   회피하고서의 기분을 저는 너무 잘 
압니다. 처음엔 편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앙금으로 남죠. 그리고 똑같은 상황에 
더욱 자신 없어지죠.
 혹시 실수할까봐 처음으로 약을 하나 먹었는데 그래서 일까?  별로 긴장되지 
않고 편했어요. 이번엔 면담도 다 하지 않고 희망자만 하라고 하더군요
 면담을 안 하면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아 하기로 했죠. 기다리는 동안 별로 초조하지도, 잡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다 할 수 있었어요. 정말 예전의 저와 많이 달랐죠. 보통 사람들의 기분도 알 것 같았어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약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선생님 그런가요?
그렇다면 약의 위력은 대단하네요. 쉽게 약에 의존하겠죠. 
느낀게 많았어요. 역시 우리의 적은 회피일 거예요. 소중한 경험들이 쌓이면서 
우리는 나아질거라 믿어요.  
 6기 여러분! 내분이 조금 있는것 같아서 저의 기분도 안 좋군요.
 치료 시작할 때는 누구나 힘듭니다.
나의 아픔을 내보이고 무엇이 잘못인지 치료하는 과정은,.. 병원이 무서워지고 
때론 빠지고 싶죠. 조금씩 변하는 나를 보면서 기쁨과 희망에 넘치죠. 그러다 또 
좌절하기도 합니다. 언제나 치료 전반엔 긴장하다가 후반쯤 되면 긴장이 풀리더라구요. 힘든 만큼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결석하지 마시고  투자하십시오. 인지행동치료 받은 것을 후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저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여전히 혼자서 힘들어만 하고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겠죠.
 지금은 매일 편안합니다. 힘든 날은  조금입니다. 
 6기 여러분!  치료 열심히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