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변화
 인간의 생각과 행동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생각의 변화가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 역 또한 가능한 것이다. 비만의 생활습관교정에 있어 초기에는 행동의 변화를 강조했지만 이제는 생각 또한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특히 감량된 체중의 유지에는 인지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다시 말하면 덜 먹고 활동을 늘리면 당연히 체중은 빠지게 되지만 빠진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체중이 어느 정도 빠지기는 했는데 조금만 먹으면 다시 찌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조그만 실수를 크게 확대해석한다거나, ‘이왕 깨진 것 나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무방비 상태로 자신을 내몰거나, 예전보다 더 심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폭식의 경향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다른 경우는 체중감량으로 인한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경우이다. 이전보다 훨씬 몸이 가벼워지고 생활이 개선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체중조절에 별다른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좀 더 살펴보면 이런 사람의 경우 ‘나는 남을 항상 즐겁게 해 줘야 한다’든지, ‘어설프게 하느니 안 하는 게 낫다’는 식의 강박적인 부담 내지는 ‘전부 아니면 무’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사고에 젖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체중을 얼마 줄인다고 해결되거나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바꾸어야만 편해질 수 있다.
 여기에는 자신의 신체상에 대한 접근도 필요하다. 현재의 미적기준이라는 것이 서구적인 것에 맞추어져 있어 한국사람의 10%도 채 되지 않는 체형을 기준으로 하다보니 아무리 살이 빠지고 건강이 좋아져도 만족은 반감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체중의 조절로 얻을 수 있는 것과 얻을 수 없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고, 체중조절로 얻을 수 없는 것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치료는 인지재구조화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인지수정요법의 핵심은 인지모델에 있는데, ‘인간의 반응이란 것은 어떤 상황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같은 상황을 두고도 각기 다르게 반응할 수 있는데, 이 때 그 반응을 유발한 것은 그 사람이 같은 상황을 두고도 어떤 해석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반 잔의 물을 보고 ‘반이나 남아 있네’라는 사람과 ‘반 밖에 없구나’라는 사람은 기분이나 행동에서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매 번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되는 생각의 차이를 이제까지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면, 이제부터는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가지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가 성공적이 되려면 우선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동기가 강해야 한다.